부산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다: 바틱그룹 2025 송년회 리포트

부산의 겨울 바다는 잔잔했고, 바틱그룹 사람들은 올해의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넘기기 위해 모였다. 오후, 본사 회의실에 먼저 모인 임원진은 숫자와 보고 대신 각 사가 현장에서 건져 올린 “한 장면”을 내놓았다. 바틱 JNP는 팔레타이징과 해포 공정을 한 번의 플로우로 묶어낸 턴키 사례를 보여주며 “라인은 빠름보다 매끈함이 먼저”라는 교훈을 공유했고, 바틱이엔티는 설치 이후의 안정화와 표준화된 사후관리 프로토콜이 어떻게 클레임을 줄였는지 짧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디지(DIGI)와 난쓰네 현장에서 배운 디테일도 더해졌다. 그중엔 로봇의 그리퍼 각도보다 상자 휨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소소하지만 결정적인 팁도 있었다. 그룹장 박천실은 “내년엔 더 뾰족하게, 더 유연하게—우리는 이미 한 팀”이라며 간단히 방향만 제시했다. 길게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모두의 고개가 같은 각도로 끄덕여졌다.

회의가 끝나자 장소는 바다와 맞닿은 식당으로 옮겨졌다. 회 한 점이 접시에 놓이기도 전에 이야기부터 먼저 오갔다. “AS가 빠르다는 건 결국 설계가 친절하다는 뜻”이라는 말에 테이블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올해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은 문장들이 잔을 기울일 때마다 조금씩 또렷해졌다. 누군가는 컨베이어 곡률을 5% 완화한 뒤 박스 파손이 사라졌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해포 직후 라벨러 위치를 200mm 당겨 인력 두 명을 다른 공정에 재배치했다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대화는 “우리가 한 일”에서 “고객이 더 쉽게 사는 방식”으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두 번째 모임은 프라이빗 라운지였다. 조도를 낮춘 조용한 공간에 새 파트너, 푸드어셈블 이재현 대표가 준비한 커스텀 라벨 와인이 놓였다. 라벨에는 ‘BATIK GROUP 2025’가 적혀 있었고, 그 문장을 가운데 두고 포장–계량–라벨–물류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아이디어가 오갔다. 현장의 언어로 요약하면 “고객은 장비를 사는 게 아니라 플로우를 산다”였다. 즉석에서 역할 분담까지 합의됐다. 바틱 JNP는 라인의 뼈대를, 디지는 측정과 라벨의 얼굴을, 그리고 파트너는 유연한 포장 레시피를 책임진다. 각자의 전문이 하나의 제안서로 묶이는 순간, 모두가 내년의 첫 프레젠테이션을 이미 떠올리고 있었다.

밤이 깊어갈 즈음, 로비에 세워진 얼음 독수리가 시선을 모았다. 서늘한 날개 사이로 빛이 통과했고 누군가는 “내년엔 조금 더 높이, 그러나 더 조용하게”라고 중얼거렸다. 기념 촬영 후엔 참석자 전원에게 커스텀 와인 세트와 작은 선물이 건네졌다. 포장을 벗기던 표정이 말해주었다. “올해 잘 버텼다, 잘 만들었다.” 선물 교환이 끝나자 마지막으로 세 가지 약속이 정리됐다. 첫째, 모든 계열사가 같은 형식의 한 장짜리 핵심 제안서를 사용한다. 고객에게는 길이가 아니라 통일된 구조가 신뢰다. 둘째, 설치 전/후를 비교하는 30~45초짜리 숏폼 영상을 매월 두 편씩 발행한다. 현장은 문장보다 영상이 빠르다. 셋째, 설치 즉시 점검 캘린더를 발송하는 ‘AS 예보제’를 도입한다. 고장을 고치기보다, 고장 전에 만난다.

그 밤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바틱그룹은 서로의 장면을 모아, 고객에게 완성된 한 편을 건네는 팀이 되었다.” 부산의 불빛이 잦아들 때까지 이어진 대화는 내년의 일을 벌써 현재형으로 만들고 있었다. 다음 뉴스레터에는 바틱 JNP의 새 턴키 라인 스토리와 난쓰네 신형 커터의 현장 후기를 전할 예정이다. 올 한 해를 함께 걸어준 모든 동료와 파트너에게, 바다의 온도를 닮은 감사 인사를 남기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내년, 고객의 공장은 더 똑똑해지고 우리의 협업은 더 간결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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